내가 어렸을 다니던 교회에는
우리 5학년을 가르치던 특별한 선생님이 계셨다.
분이 우리 학년을 맡게 되었을 나는 조금 실망을 했었다.
왜냐하면 다른 선생님에 비해 나이가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분은 가르침에 있어서 탁월한
은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분이 인생에 많은 영향과 변화를 것은
결코 다른 선생님보다 뛰어난 재능 때문이 아니었다.
어느 주일날 교회에 갔더니 우리 반이 명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나는 친구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은 것이
왠지 책임인 듯하여 마음이 무거웠다.
다른 반은 명이 넘어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 말이다.
그런데 우리 명을 둘러보며
오늘 우리 5학년은 3 이나 모였네! 하시면서
원래 눈을 더욱 둥그렇게 뜨면서 놀라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3 명은 무슨 3 명이야 달랑 뿐인데.
정말 이상한 선생님이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놀라게 것은 선생님의 교안 노트였다.
마치 3 명이 되는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준비한 것처럼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히 내려간 교안 자료는
선생님은 말로만 명을 3 명이라고 것이 아님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분이 준비한 것도 앞에서 가르치는 것으로 여기고 준비했고
가르칠 때에도 열정과 사랑과 지혜가 넘치는 분이셨다.

하루는 우리들의 앞날의 꿈을 발표하게 되었다.
어떤 아이는 목사님이 되겠다고 했고 어떤 아이는 장군이 되겠다고 했고.
어떤 아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다.
분은 우리들을 집으로 보낼 .
목사님! 다음 주일까지 안녕!  
사모님! 다음 주일까지 안녕!
의원님! 안녕!
그렇게 우리들의 앞날의 꿈에 대한 호칭을 불러 주었다.
그런데 호칭은 아무도 모르게 우리들을 변화시켜 가고 있었다.
우리들은 마치 목사님이 것처럼, 장군이 것처럼
의젓해지고 우리들의 품위를 지켜가게 되었다.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은지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나는 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불러 주던 호칭이 실제의 우리들의 모습이 되어
목사님도 되고 사모도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내가 사람이 아님을 생각하고 있다.
내가 단지 사람의 몫으로 살면 된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책임지게 된다.
나는 적어도 명의 열매를 위한 알의 밀알임을 잊지 않는다.
지금의 나도 명을 명으로 여기는 소중함을 잃지 않는다.
아무리 적은 인원이 모인 곳일지라도 선생님처럼
명이 모여 있다는 비중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하는 버릇이 생겼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나도 모르게
선생님과 거의 닮은 모습이 되었다.
오늘 우리 반은 6 명이나 모였네!




겨울풍경 08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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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조목사

2010.08.18
11:22:51

다시 읽었습니다.

 

꿈대로 됩니다.

한명을 만명으로 여기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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